심야영화의 즐거움과 밤거리의 허전함

1. 6월 24일 말 많던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이 개봉했다.

24일 23시05분 심야상영을 예매했던 난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극장인 롯데시네마 영등포점에서 관람을 할 수 있었다. 지난 번 '드래그 미 투 헬'을 심야로 관람할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틀렸다. 그 날 비가 오기도 했지만, 왜 이리 사람이 많은 것이냐. 대부분 커플로 온 듯.....하지만 어이 어이 저어기 남자 셋이서 온 팀도 있구먼. 티켓팅을 하고 상영시간 직전까지 난 독.서.를 했다.

 

2. 현재 알라딘 무비매니아 블로거로 활동 중이다. 혜택은.......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시 4천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런. 티켓링크 쓰지도 않았는데. 하지만 덕분에 여기저기 포인트도 끌어모으고 해서 공짜로 영화를 보고 있는 셈이다. 아직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때 좌석을 지정할 수 없었다. 지난 번 '드래그 미 투 헬'은 워낙 사람이 없어서 아무 좌석이나 앉아서 보았지만 이번은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커플 사이에 껴서, 그것도 알지도 못하는 남의 여자들 사이에 껴서 봤다. 사람을 좀 피하려고 심야를 선택했는데 개봉 초반이어서 그런지 소용없었다. 젠장.

게다가 영화를 보면서 간간이 수첩에 메모를 하는데(간단하게 내러티브의 흐름을 체크한다던가 특이점을 메모해놓는다. 원래는 핸드폰까지 꺼내놓고 시간을 체크하기도 하는데 사람이 많아서 그건 자제했다.내러티브의 전환에도 시간과 관련된 일정의 규칙이 있다), 옆 여자들이 보기엔 영락없는 오타쿠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풋

 

3. 영화 초반부터 극강의 액션과 CG로 사람의 눈을 홀리고 있는 영화다.

영화 초반 디셉티콘으로 나오는 차가 한 대 있다. 다름아닌 아우디 R8 !

디셉티콘으로 나오더니 얼마 안가 말 그대로 반쪽이 나버렸다. 아우. 아까워라. 아끼는 놈인 것을.

 

4. 사람이 많았다. 심야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트랜스포머'라는 이유 때문인지 관객이 많았다. 그런데 에어컨을 제대로 틀지 않았다! 덕분에 좀 더웠다. 좌측의 어린 여자애는 연신 모자로 부채질을 해대서 정신없게 만들었다. 이번 주는 장마도 소강상태라던데 극장 측에서 신경을 제대로 안써줬군.

롯데시네마 영등포점 6관이었다.

 

5. 평소에도 엔딩 크레딧은 왠만하면 다 볼려고 한다. (엔딩 크레딧에 자기 이름을 올려놓은 기분은 상당히 짜릿하다. 느껴봤으니 하는 얘기다. 그리고 그렇게 엔딩크레딧을 보는 것은 무명의 스탭들에대한 돈 안드는 예우이다) 나 외에도 몇 명의 사람들이 엔딩 크레딧을 다 보고 있었는데,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간 후 서비스 컷은 없다.

 

6. 밤의 기운을 받은 세상의 모습은 허전하다. 하늘이든, 거리든.

옆에 누군가가 없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극장 내에서 수많은 커플들을 봤지만 정말로 부럽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했다. 난 그냥 집중해서 독서를하고, 영화를 관람했을 뿐. 나랑 전혀 상관없는 옆자리의 여성들은 팔걸이를 마음대로 하지못하게 한 불편함의 근원이었을 뿐이고, 극장 내에서 함께 움직여야 할 누군가는 내 자유를 방해하는 원인일 뿐이다. 변명이나 핑계가 아니다.

내가 느낀 허전함은 아직 내가 이루지 못한 무엇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지금 내게 옆자리의 누군가를 찾기엔 해야 할, 하고싶은 일이 너무 많다. 옆지기의 필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우선순위가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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