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는 편협하다

언젠가 특정 매체를 평한다는 것에 대해서 착각하던 적이 있었다.

리뷰던 평론이던 무언가를 평가하는 것에 대해선 제 3자의 시선으로 분석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개인적인 견해는 배제한체.

 

그런 생각은 예전 어느 땐가 선배와의 대화에서 가차없이 깨져버렸다.

'평'한다는 것 자체가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견해가 지배하며, 그로인해 상대를 설득해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단지 길잡이로써만 생각했을 뿐인데. 철저히 사견은 배제하고 상대의 선택을 돕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던 것인데. 아니었다. 평(評)의 의미와는 사뭇 달랐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리뷰를 올리면서 내 글은 상당히 편협해졌다.

지극히 사적인 느낌이 담겨진 글이 개체에 대한 정의인양 포장되기도 한다.

' 이게 원래 이런거야, 아니면 말고 '

공감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행이지만 아니라면?

아닐 수도 있는거지 뭐. 내가 만든 사람도 아닌데.

나의 생각은 어느 개체에 대한 다양한 생각 가운데 하나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녔던 것이다.

꽤나 단순한 사실이지만 깨닫는데는 꽤 시간이 걸렸다.

마치 내가 모든 것을 포용하고 아우를 수 있는 존재인양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는 시도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던 것을 깨닫기 위해선 내 스스로가 그런 가치를 지닌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했다. 예전에 나는 그런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나는 그냥 무수한 것들 중 하나였을 뿐.

 

나를 인정받기 위해선 먼저 타인을 인정해야 함이 이 작은 공간에서도 증명되는 듯 하다.

옳고 그른 것은 의미없다.

인간에게 있어서 절대적인 것이 어디 있겠는가. 어딘가에 존재할 절대적인 진리조차 인간을 거치면 상대적인 사견이 될 뿐이다. 중요한 것은 사견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겠지.

 

내가 올리는 모든 것에 대한 '평'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견해이다.

정의도 아니고, 진리도 아니다.

공감한다면 잠시 고개를 끄덕이면 되고, 아니다 싶으면 매너있게 반론을 제기하던가, 아니면 그냥 브라우저를 닫으면 된다. 그런 리액션도 누군가의 사견으로 소중한 것일테니까.

 

설득의 과정과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타인의 견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우선되야하지 않을까 싶다. 난 그렇게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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