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심플하다

 

오네짱바라 (お姉チャンバラ, 2008)

 

감독 : 후쿠다 요헤이

각본 : 무라카와 야스토시

 

 

플레이 스테이션 게임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게다가 그 게임 자체가 심플시리즈로 시작한 저가형 게임이었다. 게임성이라곤 좀비들을 마구잡이로 썰어대는? 액션 뿐인 게임이 의외의 선전으로 지금은 XBox360 타이틀로도 당당히 나오고 있다.

 

이런 얼굴이....

 

 

이런 얼굴로 바뀌었다. 기술의 발전!

 

원작 자체가 B급 액션게임에 불과한 상황에서 더 나은 부산물이 나올 것은 기대하기 어렵겠지.

아니나 다를까 저렴한 티를 숨기지 않는 B급 액션영화가 나왔다.

포스터 혹해서 보긴 했다만...

 

차라리 손대질 말지

게임에서는 스스로 '저질'의  퀄리티를 인정하고 초점을 확실히 맞췄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반면 영화로 매체를 갈아탐으로 세계관을 구체화시키고 이야기를 갖추게 됨으로 꽁꽁 감춰두었던 헛점들이 드러나게 된 듯 하다.

 

영화는 D3코퍼레이션 이라는 회사의 인체소생 실험으로 인하여 좀비가 넘쳐나게된 세계관을 설정했다. (회사는 게임 제작사 이름이기도 하다) 그리고 주인공들은 일관되게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다는 동기로 여행을 다닌다. 그 결과 가족들을 찾게되지만 이미 엉망이 되어버린 세상 속에서 가족 관계도 엉망이 되어버렸다. 그 결과 가족끼리도 칼을 겨누게되고 살아남은 자들은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는 이야기.

가족을 찾는다는 동기는 나름 이해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 과정은 흥미롭지 않다.

그냥 적이 등장하고 헤치우면 조금 목표와 가까워지는 듯하고, 또 헤치우고, 목표에 다가가고...

단순한 패턴의 반복으로 이뤄지는 것이 지루하기 짝이없다.

다만, 가족이 좀비로 변했을 때의 갈등은 미묘하게 자극적이긴 하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중심된 캐릭터가 3명 나오는데(악역 제외) 그들 모두가 같은 목표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좀 우습지만 잃어버린 가족을 찾으려고 하고, 막상 가족을 찾았을 때 그들을 베어야 한다는 갈등은 그나마 이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미덕이다.

 

액션영화이긴 하지만

돈 많이 들인 블럭버스터 영화에 눈이 길들여져 버렸다. 어지간한 특수효과나 CG가 아니라면 그것 자체로 만족할 일은 별로 없을 듯 하다. 하지만 너무 돈을 안들였나?

근래 비슷한 느낌으로 본 '토쿄잔혹경찰'에 비해서도 질 적 차이가 참 많이난다. 특촬효과만 좀 보강했어도 훨씬 좋은 느낌이었을텐데. 티가 나는 것은 상관없지만(원래 그런 재미로 보는 것이니) 아예 생략하거나 축소화 시킨 것은 참을 수 없다.....는 느낌일까?

 

그와 더불어 액션의 느낌을 좀 더 화려하게 했다면? 그러면 본질을 훼손시켰을려나. 스스로 저급한 퀄리티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장르이니 볼 만하게 꾸민다면 이미 B급이라고 불리울 수 없는 것일지도. 하지만 액션 뿐만 아니라 주인공 아야 캐릭터도 밋밋한 느낌이니 영 심심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오토구로 애리가 연기한 아야는 이도저도 아닌 캐릭터가 되버린 듯. 비키니를 입고 칼질하는 캐릭터는 애초에 에로틱한 이미지를 겸한, 싸구려 상업적 의도가 노골적으로 보이는 캐릭터였으나 이 영화에서는 그런 특성도 보이지않는다. 그렇다고 액션이 볼만한 것도 아니고. 대사나 연기도 감정이 상당 부분 절제되어 있는 느낌이니 그 결과 특징이 없는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포스터에서의 자극을 기대하는 거라면 잘못 선택한 것이다) 게임의 특성인가? 검궤와 타격시의 이펙트는 CG 로 꼼꼼히 처리하긴 하더만.

 

B급 장르를 좋아하고 게임의 팬이었다 하더라도 본 작품은 그리 추천할만한 것은 아니다.

칭찬할 만한 점은 호감가는 포스터를 통한 낚시질 정도.

 

★★

'보는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의 별로 무섭진 않은 밤  (0) 2009.06.06
샘 레이미는 돌아오나?  (0) 2009.06.06
무겁게만 바라보지 않아도 좋다  (0) 2009.06.05
시티 홀, 컨텐츠를 살려라!  (0) 2009.06.04
말그대로 시작일 뿐이다  (8) 2009.06.04